바빠서 입맛이 없는 줄 알았는데…우리가 몸의 이상 신호를 놓치는 이유
“오늘 점심 먹었어요?”
바쁘게 일하는 날에는 이런 질문을 듣고 나서야 점심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 때가 있다.
마트라는 곳은 생각보다 변수가 많다. 갑자기 상품이 몰려 들어올 때도 있고 직원이 빠지는 날도 있고, 고객 문의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이어질 때도 있다.
이런 날에는 식사가 우선순위에서 자연스럽게 밀린다.
그러다 오후 늦게 밥을 먹으려고 하면 이상하게 입맛이 없을 때가 있다.
나는 이런 일을 대부분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부분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 식욕부진과 췌장암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입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를 무조건 바쁜 탓으로 돌리는 습관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증상에 그럴듯한 이유를 붙인다
사람은 자신의 몸에 변화가 생기면 이유부터 만든다.
머리가 아프면 잠을 못 자서 그렇다고 한다.
허리가 아프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속이 쓰리면 전날 매운 음식을 먹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입맛이 없으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 실제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문제는 상태가 계속되는데도 처음 생각했던 이유만 믿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뒤 입맛이 떨어졌다면 크게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잠도 충분히 자고 생활도 평소와 비슷한데 몇 주 동안 식욕이 돌아오지 않고 체중까지 계속 줄어든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그때는 ‘왜 이럴까’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췌장암 증상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
췌장암이 무서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암의 증상처럼 처음부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소화불량이나 식욕 저하처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변화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한다.
복부, 특히 명치 주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통증이 등 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췌장암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복통 하나만 해도 원인이 수없이 많다.
소화불량 역시 대부분 다른 이유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 목록을 보고 스스로 암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신 여러 변화가 함께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확인해보자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건강검진을 받고도 건강을 방치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매년 또는 일정한 시기에 건강검진을 받는다.
검진 결과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안심한다.
그런데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사실이 앞으로 1년 동안 모든 질환에서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몸은 계속 변한다.
검진을 받은 이후에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정기검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상에서 자신의 상태를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달 동안 체중이 얼마나 변했는지, 식사량이 갑자기 줄지는 않았는지, 평소 없던 통증이 반복되지는 않는지 정도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확인할 수 있다.
건강관리는 병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계속되는 셈이다.
나이가 들수록 ‘원래 그런가 보다’라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젊었을 때는 밤을 새워도 하루 정도 쉬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가 들면 조금씩 달라진다.
예전보다 피곤하고 회복도 느려진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몸의 변화를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다.
“나이 먹으면 다 그렇지.”
참 편리한 말이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나이 때문인 것은 아니다.
평소와 달리 몸에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면 나이 때문이라고 결론짓기 전에 다른 원인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담배는 췌장암에서 중요한 위험요인
췌장암과 관련해서 여러 위험요인이 이야기되지만 비교적 잘 알려진 것 가운데 하나가 흡연이다.
가족력이나 만성췌장염 등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어떤 특정 음식을 먹으면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인터넷에는 각종 건강식품과 음식이 암 예방에 좋다는 정보가 넘쳐나지만 건강관리의 기본은 의외로 평범하다.
금연하고, 과음을 줄이고,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식사를 피하고, 자신의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암 아닐까?’라는 공포보다 필요한 것
건강 기사를 읽을 때마다 걱정부터 하는 사람이 있다.
배가 조금 아프면 암을 검색하고, 머리가 아프면 뇌질환부터 찾아본다.
그런 방식의 건강관리는 오히려 일상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이번 췌장암 기사 역시 “입맛이 없으면 암을 의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내가 받아들인 메시지는 조금 다르다.
가벼운 증상 하나에는 너무 겁먹지 말고, 반복되는 변화에는 너무 무심하지 말자.
이 정도가 가장 현실적인 태도가 아닐까 싶다.
하루 이틀 식욕이 떨어졌다면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이유를 찾기 어려운 식욕부진이 오래 이어지고 체중 감소나 지속적인 복통, 황달 같은 변화까지 나타난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병원에 갔다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는 것이, 이상을 오랫동안 방치하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챙겨야 가족과 일도 챙길 수 있다
살다 보면 챙겨야 할 것이 정말 많다.
가족도 챙겨야 하고 직장이나 사업도 챙겨야 한다.
오늘 해야 할 일도 끝이 없다.
그러다 보면 건강은 항상 ‘시간이 나면 해야 할 일’이 된다.
하지만 건강이 무너지면 다른 모든 일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이제는 몸의 작은 변화를 귀찮은 신호가 아니라 나에게 보내는 하나의 알림이라고 생각해보려고 한다.
입맛이 조금 없다고 겁먹을 이유는 없다.
반대로 몇 주 동안 이상한 상태가 계속되는데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참고 있을 필요도 없다.
건강의 시작은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보다 내 몸의 평소 모습을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오늘의 몸이 어제와 어떻게 다른지 관심을 갖는 것.
생각보다 그것이 가장 쉬우면서도 우리가 자주 잊어버리는 건강관리 방법일 수 있다.
※ 이 글은 건강 관련 보도와 일반적인 정보를 참고해 작성한 개인적인 생각이며 의학적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80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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