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는 정말 효율적일까? 안전과 시간 사이에서
오른쪽에는 가만히 서 있는 사람, 왼쪽에는 빠르게 걸어가는 사람. 지하철역이나 대형 쇼핑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용 방식이지만, 정부가 2015년 중단했던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를 11년 만에 다시 논의하면서 오래된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생겼다.
이 논쟁은 단순히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이동 속도, 전체 이용객의 수송 효율, 낙상사고 가능성, 기계의 내구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나에게 걷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었다
휠체어를 이용하기 전의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자주 걸어 올라갔다. 그렇다고 매번 약속에 늦었거나 열차 시간이 급했던 것은 아니다. 움직이는 계단 위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어색했고, 앞이 비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걸었다.
당시에는 왼쪽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비워주는 행동을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라고 생각했다. 빨리 가려는 사람과 서서 가려는 사람이 서로 방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기사를 읽으며 내가 효율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모든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한 사람의 시간 절약과 전체의 효율은 다르다
왼쪽 통로를 걸어가는 사람은 목적지에 조금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걷지 않는 사람들은 오른쪽 한 줄에 몰려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기다려야 한다.
두 줄을 모두 서서 이용하면 한 사람이 올라가는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할 수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처럼 이용자가 많은 곳에서는 일부 사람의 속도보다 전체 인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동시키는지가 중요하다.
한 줄 서기는 빠르게 걷는 개인에게는 효율적이지만 전체 이용자에게는 오히려 긴 대기 줄을 만드는 방식일 수 있다. 우리가 편리하다고 느껴온 문화가 실제로는 한쪽 발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걷는 행동은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
에스컬레이터의 발판은 일반 계단과 다르다. 발판이 계속 움직이고 있으며 끝부분에서는 계단이 평평해진다. 앞사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가방과 옷이 스치기만 해도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에스컬레이터 중대 사고는 135건이었으며, 이용자 과실 사고 90건 가운데 70건이 넘어짐 사고였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가벼운 접촉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고령자나 어린이에게는 그렇지 않다. 한 사람이 중심을 잃으면 뒤쪽에 서 있는 사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개인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보행 충격이 기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서서 이용하는 상황을 기본으로 설계된 시설이다. 기사에 소개된 분석에서는 사람이 걸을 때 정지 상태보다 평균 두 배, 뛸 때는 약 4.7배의 충격 하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행 충격이 지속되면 부품의 피로도를 높이고 수명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한쪽에만 사람이 서는 문제와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고려하면, 왼쪽을 보행 통로로 비워두는 것이 반드시 기계에도 좋은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모든 고장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행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을 설계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것은 이용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정책의 출발점은 두 줄이 아니라 보행 금지여야 한다
“두 줄로 서세요”라고만 안내하면 시민들은 왼쪽에 서는 행동부터 떠올리게 된다. 문제는 오랫동안 왼쪽을 급한 사람의 통로라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누군가 왼쪽에 서 있으면 뒤에서 오는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결국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손잡이를 잡고 발판 안쪽에 서는 것이다. 세 번째가 양쪽에 고르게 서서 이용하는 것이다.
걷지 않는다는 원칙이 먼저 자리 잡으면 왼쪽을 비워둘 이유가 사라지고 두 줄 서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몇 초보다 중요한 공동의 안전
예전의 나처럼 특별히 급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걷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단순히 “두 줄로 서라”고 요구하면 불편한 규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보행이 낙상 위험을 높이고 기계에도 반복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알려주면 행동을 바꿀 근거가 생긴다.
급한 사람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몇 초를 아끼기 위해 다른 이용자가 불안함을 느껴야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급할 때는 일반 계단을 이용하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멈춰 서는 것이 이용 목적에 맞다.
이번 두 줄 서기 논의가 또 하나의 구호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줄에 설 것인가가 아니라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개인의 작은 멈춤이 많은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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